🏠 홈 · 📑 《천도 집행》 목차 ← 이전 화 다음 화 VOD V.O.D 편집실 《천도 집행》 · 2026년 6월 6일 방 안의 공기는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조경 사형과 림무진 사형의 목소리가 담벼락 너머로 사라진 지 한참이었지만, 그 대화의 잔향은 독처럼 내 귓가에, 그리고 정신에 스며들어 있었다. 눈을 감자 두 사람의 얼굴이 더 선명하게 떠올랐다. 야심으로 번들거리는 조경의 눈, 그 옆에서 불안하게 흔들리던 림무진의 눈동자. 전생의 기억 속에서 그들은 막연한 ‘배신자’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들의 배신은 더 이상 미래의 일이 아니었다. 이미 내 발밑에서 자라나는 독버섯이었다. 조경은 나를 질투했고, 림무진은 그 질투에 물들고 있었다. 사부라는 거대한 산맥 외에도, 문파 내부에서부터 나를 좀먹어 들어올 균열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피부로 확인한 순간이었다. ‘침착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되뇌었지만, 열세 살의 육신은 쉽사리 마음을 따르지 않았다. 단전 깊은 곳에서부터 미미한 열기가 피어오르며, 이제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한 진기의 흐름을 어지럽혔다. 분노, 초조함, 그리고 깊이를 알 수 없는 무력감이 뒤섞여 내공의 흐름을 방해했다. 이대로 두면 주화입마에 들지는 않더라도, 애써 쌓아 올린 미약한 공력이 흩어질 터였다. 나는 가부좌를 틀고 앉아 심호흡을 시작했다. 들숨에 차가운 밤공기를 들이마시고, 날숨에 단전의 탁한 열기를 밀어냈다. 사부 한천악이 내린 한 달간의 검 수련 금지. 그것은 나를 옭아매려는 족쇄였지만, 동시에 기회이기도 했다. 검을 잡지 못하는 시간 동안, 나는 내공의 기초를 누구보다 단단히 다져야만 했다. 백호심법(白虎心法)의 정제된 기운과 풍운심법(風雲心法)의 거친 기운. 두 개의 서로 다른 물줄기를 하나의 강으로 합치는 작업은 살얼음판을 걷는 것과 같았다. 전생의 나는 사부가 이끄는 대로 풍운심법에만 매달렸고, 그 끝에서 기다리는 것은 파멸뿐이었다. 이번 생에서는 달랐다. 백호문의 정통 내공심법인 백...